이탈리아 여행이
처음이 아닌 사람은
로마, 피렌체, 베네치아같은
유명 도시는 더이상 구미가 당기지 않을 것이다.
나도 이번이 3번째 이탈리아 여행이었기에,
같이 여행 온 친구를 최대한 배려하고
그 남은 여력을
소렌토, 포지타노, 그리고 동화같은 도시
아씨시(Assisi)에 쏟았던 것이다.
아씨시 기차역 플랫폼을 빠져나온 후
만난 풍경.
벌써 심상치 않음이 느껴진다.
중간에 보이는 저 건물이
아씨시 기차역.
대체 이 아름다운 도시를
왜 이제서야 왔을까?
로마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,
기차표도 꽤 저렴했던 것 같다.
로마나 피렌체와는 건물짓는 방식도 매우 다르고
일단은 높은 건물이 없어,
도시를 둘러보는 여행자의 마음이 편안하다.
분명
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
눈 앞에 펼쳐진다.
나는 종교가 없지만,
이상하게 성당에 오면
마음이 경건해진다.
게으른 무교인에게는
자아성찰을 해볼 수 있는
좋은 기회다.
이 도시도 주차할 공간은 부족한 건지,
골목 한 켠에 자동차가
줄지어 주차되어 있었다.
렌트 여행을 할 경우, 도시에 일정 요금을 내고
차를 하루종일 주차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.
이탈리아 렌트 여행을 한다면
이런 도시는 반드시 들러줘야하는 듯 싶다.
아씨시 역에서
버스를 타고 마을 위로 올라오니
온 마을 전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.
땡볕에 걸어 올라올 수 없다.
이번 여행에
내게 큰 즐거움을 준 스프리츠.
이탈리아 식전주인데,
달콤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강추.
오렌지나 레몬같은
시트러스계열의 과일 조각을 넣어
향이 정말 좋다.
음식은 너무나 평범했기에
굳이 식당명을 쓰진 않겠다.
아씨시는 딱히 공부하고 온 곳이 아니라서
정처없이 걸어다녔는데,
볼거리가 명확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
어딘지 굳이 막 찾아다니지 않아도
발길 닫는 곳에서 이정표의 도움으로
손쉽게 뷰 포인트, 성당 등을 찾아갈 수 있다.
이름 모를 작은 스낵바에서
커피를 주문하면서
얼음이 있냐고 물었는데,
더위에 지친 우리가 정말 딱해 보였는지
얼음을 한바가지를 줬다.
덕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실컷 만들어 마시고
우리는 또 길을 떠났다.
마음 따뜻한 아씨시 사람이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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